의사소통자의 아홉 가지 역량
<매니지먼트 3.0>에서는 '의사소통자의 9가지 역량'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요약과 그룹핑은 제맘대로 했어요.
입력 단계
- 연결: 다른 사람과 관계 잘 맺기
- 여과: 의도적, 선택적으로 메시지 듣기
- 공감: 상대방에게 정서적 유대를 느끼고 메시지에 관심 가지기
소화 단계
- 이해: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말로 이해하기
- 발전: 이미 아는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발전시키기
- 관리: 기존 정보를 잘 분류하고 평가하기. 무엇이 중요하고, 누구에게 뭘 전달하고, 누구에게 뭘 전달하지 말아야 할지 알기.
출력 단계
- 전파: 정보를 널리 퍼뜨리기.
- 영향: 동료에게 영향 미치기. 설득하기. (널리 전파한다고 꼭 임팩트가 생기는 건 아님)
- 대화: 정보를 통해 직접 의사소통하기. (영향력이 높은 사람이 반드시 의사소통자인 건 아님)
책에서는 이를 '라디오' 메타포로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 알맞은 케이블이 필요하고(연결), 잡음이 커지는 걸 방지해야 하며(여과), 올바른 주파수에 맞춰야 한다(공감).
- AM과 FM 신호를 다룰 수 있는 경험이 있어야 하고(이해), 증폭과(발전) 이퀄라이저가 필요하다(관리).
- 그러고 나면 쇼를 방송할 수 있다(전파). 잡음은 가능하면 적어야 한다(영향). 그리고 콘텐츠가 훌륭하다면 청취자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대화).
(출처: <매니지먼트 3.0>, 위르헌 아펄로, 초판 326쪽부터)
지식의 쓸모 찾기
저는 대략 5년 전에 이 책을 스터디했었는데요. 마음에 드는 지식 꾸러미가 나올 때마다 닥치는 대로 Anki에 넣어뒀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였고, 쉽게 외우려고 “연여공 이발관 전영대”라고 적어놓기도 했었고요.
오늘 Anki 복습을 하다가 이 아이템이 떴고, 두문자어와 내용은 대충 기억이 났습니다. 하지만 지식이 죽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지식을 어디다 써먹을지는 감이 잘 안 왔거든요. 실제로 이 지식을 최근에 활용해본 기억도 없고요. (지난 달에도 비슷한 글을 썼던 바 있습니다)
몇분간 고민하다 보니, 우선 이걸 입력 → 소화 → 출력
으로 그룹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즉 원래 Anki에는 그룹핑되기 전 버전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역량 모델을 나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고 발전시키는 데 쓸 수 있겠더군요.
‘저는 커뮤니케이션에 강점이 있습니다’, ‘저 사람은 의사소통 능력이 좀 떨어져’ 라고 말하는 대신, 이 모델을 사고의 틀로 사용해 훨씬 더 구체적이고 분석적으로 경험을 탐색하고 평가할 수 있는 거죠. ‘나는 연결은 많이 되어있지만 여과는 잘 못하는군’ ‘저 사람은 직접 대화는 많이 안 하는데도 영향력을 많이 미치네. 어떻게 하는 걸까’ 처럼 생각해볼 수도 있고요.
전문가의 모델링
이렇듯 현상이나 개념을 패턴화하여 ‘모델링’하는 건 전문가들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합니다. 초보자일수록 전문가의 멘탈 모델을 따라하면서 얻는 이득이 막대합니다. 물론 몇 가지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 해당 모델이 말은 그럴듯하나 실제로 전문가가 하는 행동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습니다.
- 그 모델에 숨은 의도와 암묵지를 알지 못한 채로, 즉 그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공감하지 못한 채로 따라하기만 하면 동기부여가 떨어지고, 원하는 만큼 퍼포먼스가 빠르게 올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모델은 어찌됐든 현실을 일부만 추상화한 것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모델이라도 무안단물처럼 모든 상황에서 써먹을 수는 없죠. 이 모델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조건에서 유리한지 등을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으면 나의 상황에 딱 맞게 전이해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둔 채, 전문가가 실제로 시연하는 모습도 관찰하며 인지작업 분석을 하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거라고 봅니다. 자신만의 모델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질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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