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 매일 60분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합니다
2013년에 AC2 교육(레벨 1)을 들었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이었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올해 초 김창준님이 마지막 AC2 레벨 2를 공지하신 걸 보고, 11년간 많은 걸 소화했으니 슬슬 레벨 2를 해도 괜찮겠다 싶어 아내의 허락을 어렵게 구해 신청했습니다.
저는 재밌는 것들을 마음껏 공부하고, 그걸로 돈 벌면서 재밌게 살고 싶습니다. 레벨 2를 신청한 것도 이것들을 더 잘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오늘 열렸던 레벨 2 모임에서 현재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즉 이걸 해결하면 다른 모든 것이 술술 풀릴 만한 3가지 요소를 찾았습니다.
-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더 확보하기
- 에너지 레벨을 높게 유지하고, 떨어지면 재빨리 복구하기
- 블로그에 글 쓰기
1과 2는 결국 3을 위한 것입니다. 저는 대개 길고 무거운 글을 씁니다. 소재를 발굴하고 시작할 때는 무척 즐겁지만 마무리하는 건 항상 즐겁지만은 않아요. 글을 완결짓고 퇴고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가 엄청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소재가 점점 더 쌓여서 스트레스를 받고, 셀프 마감에 시달려 에너지가 떨어집니다. 악순환이죠.
창준님은 이 구조를 뒤집어서,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할 때 글을 씀으로써 오히려 에너지를 높이는 훈련을 제안하셨습니다. 핵심은 600자 이내로 짧은 글을 쓰는 것이었어요. 이 훈련은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저는 (특히 훈련 초기에는) 글자 수 제한보다는 시간 제한을 걸어서 실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짧고 가벼운 글을 쓰면서도 나에게, 독자들에게 유의미한 통찰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이번 4주간 챌린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짧게 쓰고 싶었는데, 600자는커녕 벌써 800자가 넘었네요. 챌린지의 목표와 행동계획을 짜면서 즐거웠습니다. 제가 어떤 식으로 계획을 세웠는지 아래 남겨둡니다.
프로젝트: 4주간 매일 60분동안 글 써서 블로그와 SNS에 올리기
언제까지: 2024-04-24
목표
- Output
- 28개의 짧은 글
- 새로운 SNS 팔로워 획득 (목표한 수치는 없음)
- Outcome
- 소재 쌓이는 속도가 풀어내는 속도보다 빠른 것 때문에 받는 마음의 괴로움 감소
- 새로운 글쓰기 스타일을 훈련해서 익숙해짐
- 쓰기에도 읽기에도 가벼우나
- 분명한 통찰 하나는 존재하고
- 내가 에너지가 적을 때에도 쓸 수 있고
- 오히려 씀으로써 에너지를 얻는, 그런 스타일
- 그러나 이걸 한다고 꼭 나의 기존 ‘무거운’ 스타일을 꼭 버릴 필요는 없음
- Impact
- 내가 쓰는 글, 여는 행사에 대한 관심과 도달율 증가 → 더 많은 기회가 생김 →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음
- 엉성하게 글을 써도 나쁘지 않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됨
- ‘짧은 글쓰기’라는,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을 때 회복하는 수단이 하나 더 생김
행동계획 → 이거 자체도 꾸준히 업데이트
- 매일, 되도록이면 24시~25시 사이에 글쓰기 프로젝트 활동. 4주간은 다른 모든 것보다 이걸 우선시해본다.
- 1분: 시작 전에 현재 에너지 레벨을 기록한다. (10점 만점)
- 육체적
- 감정적
- 인지적
- 전반적
- 8분: 제목, 핵심 메시지, 타겟 독자를 뽑는다.
- 1분: 예측해본다. 이 주제로 글을 쓰면서…
- 내 에너지 레벨이 높아질 것이다
- 1점: 낮아진다
- 5점: 그대로
- 10점: 높아진다
- 내 삶에 유의미한 통찰이 생길 것이다
- 1점: 차라리 다른 주제로 쓸걸
- 5점: 평이하다
- 10점: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된다
- 25분: 살리고로 글 쓴다. Drafts 이용해 글자 수 체크한다.
- 5분: 글 읽으면서 퇴고한다.
- 5분: 회고, 측정, 예측
- 유의미한 통찰이 있었나? (10점 만점)
- 예측과 비교하면?
- 이 통찰을 내 현실에 어떻게 전이하고 싶은가?
- 현재 에너지 레벨 기록 (육체, 감정, 인지, 전반) + 예측과의 비교
- 자신감 기록
- 쌓인 소재를 잘 줄일 수 있겠다는 자신감
- 짧고 가벼운 글을 쓰면서도 유의미한 통찰을 얻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
- 짧고 가벼운 글로도 독자들에게 유의미한 통찰을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
- 예측: 이 글이 타겟 독자들에게 유의미한 통찰을 줄까?
- 10분: 시각화 만들고 블로그에 올린다.
- 시각화는 일단
제목, 핵심 메시지, 타겟 독자
를 이미지화하는 걸로 충분.
- 시각화는 일단
- 5분: SNS에 블로그 링크와 함께 올린다.
생각
- 매주 주간회고에서 이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회고를 하고 필요하다면 목표와 행동계획 수정. 물론 주간회고 중이 아니라도 중간에도 바꿀 수 있음.
- 글을 업로드하고 7일이 지난 시점에 SNS별로 다음 것들을 측정하여 ‘독자들에게 준 통찰’을 간접적으로 판단
- 좋아요 수, 댓글 수, 공유 수
- 도움이 되었다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의사표시 또는 피드백의 수
- 그냥 내 느낌
- 하나의 주제에 대해 며칠동안 시리즈물로 쓸 수 있음. 반응 좋은 걸 뉴스레터로 엮을 수도 있음
0일차 기록
회고
- 초반부터 작업등대 식으로 템플릿 만들어두니 편하다. 근데 시간 재면서 하기가 좀 빡세다.
- 계획대로 딱 한 번 해봤는데 바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시각화에 10분 들일 필요 없다.
제목과 핵심 메시지와 타겟 독자
를 그냥 이미지로 만들면 되겠다. 근데 핵심 메시지와 제목이 본문 쓰면서 바뀌기도 한다. 즉 순차적인 프로세스가 아니고 왔다갔다 한다. 하긴 원래 내가 글 쓰는 방식도 그랬다. 계속 바뀌었다. - 600자는 정말 정말 짧다. 일단은 계획에 글자 수 제한은 안 걸었지만 글자 수 보면서 하니까 이게 정말 필요한 말인가? 를 생각하면서 실시간 리팩토링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800자가 넘었지만 더 줄여보고 싶다. 뭐 600이라는 숫자에 내가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Member discu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