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2. 원지랩스 CEO 곽근봉님 (1/2)
'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인터뷰 시리즈는...
💡 ‘디버깅 전문가를 만나다’ 인터뷰 시리즈는 CTA(Cognitive Task Analysis, 인지작업 분석) 기법을 이용해 디버깅 전문가들을 인터뷰함으로써 그들의 머릿속에 숨겨진 문제해결 패턴을 추출해내는 프로젝트입니다. 소프트웨어 디버깅을 넘어 삶을 디버깅하는 다양한 문제해결사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 인터뷰는 크게 다음 세 가지 기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참고로 이 인터뷰 기법들은 김창준님의 인터뷰 교육 세션, 그리고 제가 직접 CTA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익힌 것들입니다.
- 작업 지도 그리기(Task Diagram Mapping): 전문가가 디버깅을 하기 위해 주로 하는 행동에 대해 물으며 함께 디버깅의 지도를 그린다. 이 큰 그림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구분한다.
- 결정적 의사결정의 순간 파헤치기(Critical Incident/Decision Method): 전문가가 근래에 디버깅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했던 사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가 거쳐간 첩경에서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을 했는지, 그 때 어떤 신호를 감지했기 때문에 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는지 등을 파헤친다.
- 전문성 탐침 질문을 이용해 보충하기(Knowledge Audit + Collaborative Development of Expertise): 처음에 그렸던 작업 지도와 실제 사례에서의 기억을 비교한다. 처음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별로 실천하지 않았던 행동, 처음에는 기억 못했는데 중요하다는 게 밝혀진 행동 등을 확인한다. 제약조건을 바꿔가며 추가적인 기억을 탐색하고, 어떤 단계에서 어떤 도구와 습관을 활용하는지 파악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가들은 초능력자처럼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고는, 본인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했는지 인지하지도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암묵적인 인지 과정을 위와 같은 기법으로 파헤쳐서 교육에 적용하면 그 성과가 엄청나게 향상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저도 개발자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문제를 발견/진단/해결하는 데 핵심이 되는 지식/기술/태도를 무척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문제해결 역량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소개
두 번째 디버깅 전문가는 곽근봉님입니다. 근봉님은 NBT의 공동창업자이자 CTO로 10년간 재직하며 수많은 서비스의 개발 및 운영을 맡았습니다. 2022년에는 원지랩스를 창업해, 직접 앱을 개발할뿐만 아니라 GPT를 이용한 생산성 향상 컨설팅으로 여러 회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GPT 전문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계시더군요.
Task Diagram: 곽근봉님의 디버깅 행동 지도 그리기
박서진님과 마찬가지로, 근봉님과도 문제 원인 탐색에 대한 그림을 함께 그렸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문제 원인을 아는 게 정말 핵심인가? 를 잠깐 검증해보고 싶었어요.
Q. “디버깅할 때 문제 원인을 알면 술술 풀린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근봉: 크게는 동의하는데, 원인을 알아도 안 풀리는 경우도 분명 있는 것 같아요.
휘동: 오 그렇군요. 그러면 그건 조금 있다가 얘기해보고, 먼저 문제 원인에 대한 그림을 그려볼까요?
Q. 디버깅할 때 문제 원인을 찾기 위해 근봉님이 하시는 행동들을 3-5개 그려주시겠어요? 행동의 순서로 그려주셔도 되고, 종류로 그려주셔도 됩니다.
근봉: 3-5개요? 그러면 먼저 1번은 당연히 에러를 재현하는 거고, 그 다음 2번은 에러 메시지(혹은 오류 사항)을 꼼꼼히 읽어봅니다. 3번은…
휘동: 지금 순서로 생각하고 계신 거 같은데 맞나요?
근봉: 어… 그런 것 같아요. 3번은 구글링, GPT, 혹은 로그를 심는 것 중에 선택을 하고요. 4번은 3에서 선택한 걸 실행해보고, 새로 얻은 정보를 꼼꼼히 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5번은 2~4를 반복한다. 이렇게 5개 정도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