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갖춘 위대한 제품의 조건들
토스는 위대한 제품의 몇 가지 조건을 갖췄다. 토스가 앞으로 더 잘 될 거라고 보고, 지금보다도 더 흥했으면 한다.
오늘 토스 분들과 저녁 먹으면서 디버깅 얘기 엄청 재밌게 한 다음, 자연스럽게 토스로 더치페이를 했다.
더치페이를 만드는 5분동안 작은 놀라움이 3번이나 있었다.
- 그러고보니 토스 본연의 기능은 송금이었다. 근데 내가 다른 사람 계좌에 송금하러 들어온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토스는 내가 소소한 포인트를 받으러 매일 들어오는 혜택 앱이자, 내 전체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 앱이 되었구나.
- "더치페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순간 당황했다. 혹시? 하며 "n빵"을 검색하니 더치페이 기능이 떴다. 오오.
- "얼마를 나눌까요?" 라는 문구에서, 별 생각 없이 내가 받을 금액을 입력한 다음, 내가 받을 사람들을 골랐다. 그랬더니 내 예상보다 더 적은 금액이 뜨길래 아 전체 금액을 넣었어야 하는구나를 깨달았다. (처음에 받을 금액이 아니라 전체 금액이라는 걸 알려주는 무언가가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여기서 뒤로가기를 누르면서도 '내가 골랐던 사람들이 보존될까?' 했는데 보존이 되더라. 오오.
옛날에 봤던 글에서 '위대한 제품의 4가지 특성'으로 다음 사항들을 뽑았던 기억이 난다.
- 기본 기능에 충실 (basic execution)
- 사용자의 기대치를 월등히 넘는 성능 (performance exceeds the user’s expectations by a mile)
- 사용자가 기대하지 않은 부분까지 배려하여 즐거운 사용자 경험을 전달 (surprise and delight, magical product experience)
- (필요 이상의 불편함이 있어도) 사용자의 행동과 태도를 바꿀 정도의 매력
이것들을 토스에 대입해보면 :
- 행동을 바꾸는 매력: 토스증권은 수수료도 센 편이고 기능이 빈약하지만(달러로 송금이 불가능하다거나..) UX가 워낙 좋아서 쓰고 싶어진다.
- 예상치 못한 배려: 오늘 겪은 것처럼 내가 기대하지 않은 부분까지 배려하는 지점들이 있다.
- 기대치를 넘는 성능: 토스를 통한 계좌 인증, 실비보험 청구, 신용점수 올리기 기능 등은 놀랍도록 빠르고 편리하다.
- 기본에 충실: 사용하다가 가끔 빡칠 때도 있긴 하지만(혜택 탭에서 상단에 뜨는 광고 때문에 layout shift가 생긴다거나...) 송금과 돈 관리라는 기본에 굉장히 충실하다.
결론은, 나는 토스가 더 잘 될 거라고 보고, 지금보다도 더 흥했으면 한다. 토스 상장하면 주식을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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