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지식 되살리기 (feat. 자기결정 이론)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 몇 주만에 Anki를 켰다. 복습을 몇 개 하다 보니 ‘자기결정 이론’에 대한 카드가 떴다.
자기결정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의 주요 내재적 욕구는?
햇빛이 강해서 휴대폰을 끄고 바지 주머니에 집어넣고 머리를 굴렸다. 익숙하게 ‘유자관’이라는 두문자어가 떠올랐다. ‘유능감’과 ‘관계성’은 키워드와 뜻까지 금방 기억이 났는데 ‘자’가 잘 기억나지 않았다. 다시 휴대폰을 켜서 카드를 보니 ‘자율성’ 키워드가 떠올랐다.
카드를 확인하니 기억했던 키워드와 뜻은 맞았다. 그러나 옛날에 만든 카드다 보니 불만족스러운 것들이 있었다.
- 내가 이걸 왜 기억하고 싶었을까? 이 지식을 당시 왜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적어두지 않았다.
- 이게 믿을 만한 지식일까? 이 이야기를 어디서 봤는지 출처를 적어두지 않았다.
- 무엇보다도 이 지식을 어디다, 어떻게 써먹을지 활용처도 적어두지 않았다.
한마디로 죽어있는 지식이었다. 이대로라면 뇌 용량만 낭비할 뿐이다. 이걸 어떻게 써먹을까? 이러한 내재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동기부여하는 데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풀어야 할 의문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다.
- 개인의 유능감, 자율성, 관계성을 어떻게 측정하는가? 어떻게 개입하면 이 3가지가 올라갈까?
- 이 3가지를 높이면 동기부여 수준이 올라간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는가?
- 왜 하필 이 3가지인가? 다른 요인들이 아닌 이 3가지 요인이 동기부여에 더 크고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 이 3가지를 높이는 게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높이는 데에서 오는 트레이드오프는 뭘까? 밸런스는 어떻게 잡는가?
- 3가지가 똑같이 중요하진 않을 것이다. 나의 실제 상황에서 이 지식을 적용하고자 할 때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
이러한 생각들을 하면서 챗지피티 앱을 켜서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고보면 챗지피티도 꽤 오랜만에 쓰는 거라 영작하는 게 살짝 어색했다. 대화 결과, 아직 논문을 실제로 읽으면서 교차검증을 하진 않았지만 일단은 대부분의 의문이 풀렸다.
이제 약속시간이 다 됐다. 문답을 정리한 내용, 그리고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글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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