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 발급수단 등록 우여곡절 (+ AI와 홈택스 개선 전략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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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세금계산서 (전자서명) 관련 고충에 대한 글을 적었는데요. 어쩌다보니 이번에는 현금영수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TL;DR
- 홈택스에서 14세 미만 자녀 계정을 법정대리인으로써 만들어줄 때 내 휴대폰번호로 인증하는데, 자칫하면 내 휴대폰번호가 자녀의 '현금영수증 발급수단'으로 등록되고, 내 현금영수증 발급수단은 사라집니다.
- 이는 홈택스 가입과 현금영수증 발급수단 등록에 관련된 UI/UX 문제 탓이 커서,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세청에 개선 제안을 했습니다.
과연 홈택스 UI/UX를 바꿀 수 있을까요?
타임라인
제게 일어났던 일은 대략 이랬습니다.
- 1월 23일: 이번 연말정산하며 3년 전부터 현금영수증이 나에게 발급되지 않았던 것을 발견. 내 휴대폰번호가 현금영수증 발급수단으로 등록되어있지 않았음. 이상해하며 등록함
- 1월 24일: 등록하면 하루 뒤에 지난 3년간 기록이 소급된다고 했는데 안 됐음. 홈택스에 상담 문의 넣어둠
- 2월 3일: 소급되면 경정신고도 하고 이번 연말정산에도 넣으려고 했으나, 결국 연말정산 자료 제출 마감일인 2월 3일까지 소급과 답변 모두 없었음. 세무사 3명에게 물어봤는데 '기다리면 될거다'라고만 답함. 결국 현금영수증 0원 찍힌 채로 찝찝하게 자료 제출
- 2월 5일: '세금 신고 기간이라 답변 늦어 죄송. 님이 3년 전에 자녀 홈택스 가입시키면서 법정 대리인인 님 휴대폰번호로 가입했음. 그때 현금영수증 발급수단 등록에 동의하면서 넘어간 것'이라는 답변 받음
확인해보니 실제로 현금영수증이 제 아이에게 들어가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아이는 제 부양가족으로 계속 세금 신고를 제대로 한 것이니 결론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죠.
아쉬웠던 것들
경정신고 할 필요도 없어져서 좋았지만 몇 가지가 꽤 아쉬웠습니다.
- 왜 3년 동안이나 내가 현금영수증 0원인 걸 몰랐을까?
- 이번에는 왜 내가 0원인 것만 보이고, 아이 내역은 확인을 안해봤을까? 했으면 알았을텐데...
- 이런 케이스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해준 세무사가 아무도 없었다. 내가 세무사에게 좀 더 잘 파고들었다면 세무사가 그 케이스를 떠올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 당시 홈택스에서 "휴대폰번호 등록"한다는 것의 의미를 어떻게 하면 더 정확히 알 수 있었을까? 혹시 안내가 잘 됐는데 내가 놓친 건 아닐까?
- 내가 다시 내 휴대폰번호를 현금영수증 발급수단으로 등록할 때, "기존에 다른 사용지에게 등록된 번호가 있는데 여기로 이동하겠냐"와 같은 경고를 띄웠다면 어땠을까?
이번 일을 경험삼아 앞으로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 저랑 비슷한 문제를 겪는 분에게 도움되길 바라며 기록을 남겼습니다.
확인과 개선 시도
그런데 기록을 남기고 나니, 앞으로 1~3은 제가 어떻게든(?) 더 잘 하면 되지만 4와 5는 홈택스가 실제로 개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3년 전과 지금의 UI가 분명 다르긴 하겠지만 4번이 궁금해져서 둘째 이름으로 가입을 시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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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한 휴대전화번호를 현금영수증 발급수단으로 등록하시겠습니까?"라는 항목이 실제로 있었고, 기본값이 "등록"이더군요.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 아마 3년 전에도 UI는 비슷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인식 못하고, 기본값으로 놔두고 넘어갔겠지.
- 이건 일반 사용자에게는 좋은 기본값이지만 나처럼 '법정대리인이 14세 미만을 가입시켜주는' 경우에는 좋지 않은 기본값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이게 "등록거부"가 되든, 비활성화 처리되든 하는 게 옳다.
- 그리고 '이렇게 하면 기존에 타 계정에 등록되어있던 휴대전화번호 발급수단이 여기로 넘어온다' 와 같은 안내문구가 없다.
현금영수증 발급수단 자동등록 안내
를 눌러봤지만 거기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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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위의 5번에도 썼지만) 발급수단을 '빼앗겼을' 사용자에게 안내도 가지 않고, 내가 다시 '빼앗아올' 때도 경고가 뜨지 않았다.
이쯤 되니 이게 꼭 개선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겨서 제 사례에 대한 문의를 남기려는데, 인터넷 상담 문의인데도 평일 09:00~18:00 만 상담 등록이 가능해서 또 황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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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원래 상담에 댓글 같은 걸 달 수 없나? 했는데 그것도 안 되더군요. 문의, 답변, 땡.
내일 문의 남겨야겠다, 하고 끝내려는데 문득 '이거 개선안을 문의해두면 정말 개선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지금 문의도 못남기겠다, LLM에게 도움 요청을 해봤죠.
AI와 함께 창의적 전략 탐색 (Perplexity + DeepSeek R1)
프롬프트는 이렇게 짰습니다.
최근에 이런 문제를 겪었어.
(타임라인 설명)
내가 겪은 불편함이 홈택스에서 개선되면 좋겠어. 나의 문의가 실제 기능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창의적 전략을 같이 고민해줄래?
나는 이런 것들이 생각나네.
1. LLM에게 창의적 전략 묻기
2. LLM이 리즈닝하는 과정 보기
3. SNS나 커뮤니티에서 창의적 전략 묻기
4. 실제로 이런 거 문의해서 개선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SNS나 커뮤니티에서 찾아보기
5. 위 방법으로 얻은 전략을 조합해 개선안을 적어서 홈택스에 상담 문의 넣기
보니까 DeepSeek R1은 이런 식으로 추론하더군요. 먼저 제 요청에 대해 이해한 다음 이렇게 전략을 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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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공론화, 전문가/인플루언서와 협업, 공식적으로 제안서 올리기, 정부 피드백 프로그램 활용, 홈택스 개선 프로그램 활용, 소셜 미디어 활용... 아주 다양한 전략 키워드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퍼플렉시티가 조합한 답변은 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환각도 좀 있었고 리즈닝 결과와도 아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제가 미처 생각 못한 것들도 많이 줬어요.
- "홈택스 개선 아이디어 방"이라는 게 있다! → 링크 누르니 그냥 홈택스로 갑니다.
- "국세청 제도개선제안"이라는 게 있다! → 실제로는 그런 건 없었습니다.
- Figma로 UI/UX 개선안 시각화해서 제안해라! → 좋은 아이디어지만 제가 그정도로 에너지를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 싶은데...)
- 국세청 FAQ 학습시킨 RAG를 만들어봐라! → 이것도 좋은 아이디어지만 현실성은 좀 부족하고, 제가 외주 할 게 아니라서 넘어갔어요.
- 국세행정 국민참여단에 참여하라 → 이건 실제로 있었고, 괜찮아 보였는데, 검색해보니 2020년 출범 이후로 뭘 하는지 나오질 않더군요.
- 인플루언서 협업하거나 커뮤니티를 활용해봐라! → 리즈닝에서 나온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이건 (나중에?) 시도할 만한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 "국민신문고 정책제안"을 활용해라! 5일 이내 처리 보장해준단다 → 이것도 실제로 있었고, 그럴싸해 보입니다.
국민신문고에 게시
그래서... 실제로 국민신문고에 가입해서 '일반제안 신청'을 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자료를 다 정리한 셈이라 어렵진 않았어요. 근데 다 작성해서 번호까지 받았는데 제 글이 안 보이길래 뭐지? 했는데, '접수'가 된 것만 보이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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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접수되고 답변이 달리면 후속 글을 짧게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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