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해석왕
여은이는 가정과 추론을 참 잘한다. 특히 안 좋은 일에 대한 긍정적 백스토리를 잘 만든다.
지난 추석 연휴때 온가족 탄 채로 운전하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무단횡단을 해서 부딛힐 뻔했다. 내가 좀 짜증을 내자 여은이는 “그 할아버지 눈이 안 보이는 거 아니었을까? 그러면 신호를 못 볼수도 있어“ 라고 하더라.
오늘은 함께 길을 걷는데 쓰레기가 많이 떨어져있는 걸 여은이가 발견. ”그러면 안되는데 왜 그랬을까?“ 정도 얘기하며 지나가려니, 여은이가 ”실수로 쓰레기를 떨어뜨렸는데 신호등이 깜빡여서, 빨리 가려다 보니 못 주운 거 아닐까?“라고 했다.
예전에 중국집에서 불친절을 겪고 나서 ”다음엔 안그러겠지“라며 또 가보자고 했던 것도 떠올랐다.
세번이면 재능이다. 나에게는 별로 없는 재능. (물론 모든 재능은 계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여은이의 이런 태도가 잘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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