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min read

긍정해석왕

여은이는 가정과 추론을 참 잘한다. 특히 안 좋은 일에 대한 긍정적 백스토리를 잘 만든다.

지난 추석 연휴때 온가족 탄 채로 운전하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무단횡단을 해서 부딛힐 뻔했다. 내가 좀 짜증을 내자 여은이는 “그 할아버지 눈이 안 보이는 거 아니었을까? 그러면 신호를 못 볼수도 있어“ 라고 하더라.

오늘은 함께 길을 걷는데 쓰레기가 많이 떨어져있는 걸 여은이가 발견. ”그러면 안되는데 왜 그랬을까?“ 정도 얘기하며 지나가려니, 여은이가 ”실수로 쓰레기를 떨어뜨렸는데 신호등이 깜빡여서, 빨리 가려다 보니 못 주운 거 아닐까?“라고 했다.

예전에 중국집에서 불친절을 겪고 나서 ”다음엔 안그러겠지“라며 또 가보자고 했던 것도 떠올랐다.

4살 아이에게 다시 삶을 배운다
여은이와 함께 인천어린이과학관의 과학 마술 콘서트를 다녀왔다. 여은이가 과학도 좋아하고 마술도 좋아하는 터라 정말 재미있게 봤다. 아이들을 아주 쥐략펴락 하더라. 여은이가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끝나고 짜장면 먹이려고 과학관 근처 중국집에 갔는데, 3번을 불러도 뭐 자기네들끼리 얘기를 하면서 주문을 받으러 오질 않았다. 마지막으로 부른 뒤 5분 넘게 기다렸는데도 안오길래

세번이면 재능이다. 나에게는 별로 없는 재능. (물론 모든 재능은 계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여은이의 이런 태도가 잘 지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