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상대방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꼭 기억하세요.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지적하지 않아도 상황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개인 사정으로 말하지 못하거나 아닌 척 하는 것일 뿐입니다.
몇 달 전 한 프로젝트(X)에서, 상대방(A님)이 만든 산출물의 품질이 예상 외로 너무 안 좋아서 당황스러웠던 일이 있었다. 여기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을 어떻게 드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코치님과 나눴다. Anki에 넣었던 게 떴는데, 너무 귀한 얘기라 여기도 올려둔다.
(이하 전부 코치님의 말, 살짝 익명화만 함)
- 나의 불편함을 이야기 할 것인가, 혹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성과에 대한 이야기인가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말해야 대화가 뒤죽박죽 되지 않습니다. 이걸 곰곰히 생각해 보고 전자라면 내게 중요한 욕구에만 집중하시고 후자라면 성과에 도움이 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지 대화 중에 자주 자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가지가 같이 나오면 상대방이 대화에 집중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 부정적 피드백을 줘야 하는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도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먼저 물어봐주면 대화가 다르게 흐릅니다. 예를 들어 "X라는 이번 일에 대해서 가장 걱정되고 고민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X에 대해 제안하셨을때 고민했던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것도 한 번 들려주세요" 같은 질문으로 말이죠.
이 두 가지만 방향을 잘 잡으면 나머지 대화는 상당히 수월하게 됩니다.
꼭 기억하세요.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지적하지 않아도 상황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개인 사정으로 말하지 못하거나 아닌 척 하는 것일 뿐입니다.
말씀을 듣고 돌이켜보니, A님과 프로젝트 X 초기에 코치님이 얘기하신 2번과 비슷한 얘기를 나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A님의 고민이 아닌 '내가 이 산출물에서 어디를 신경써서 봐줬으면 하는지'를 여쭤봤었다. 전혀 맥락이 달랐다.
코치님과 대화 이후 A님과 아주 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후 A님과의 관계도 계속 좋게 유지되었다. 대화 후 3가지 층위에서 만족감이 생겼다.
- 당장 나의 이 당황스러운 감정이 잘 해소되고, A님의 상황을 더 이해하고, 산출물에 대한 피드백을 잘 전달했다.
- “더 나은 품질의 산출물을 만든다” 라는 이번 프로젝트 X의 목표 성과를 함께 인지하고 대화함으로써 목표를 이룰 자신감이 좀 더 커졌다.
- 내가 미래에 X와 유사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그리고 앞으로 부정적 피드백을 준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감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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